1인창업 구매대행업 지친다 진짜
1인창업 구매대행업 창업일기 - 지치는 관리업무
1인창업으로 구매대행업 도전한지도 어언 9개월 째. 판매행위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부수적인 관리업무로 어마무시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몇달째 리스팅은 단 한개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상품등록 이전에 필요한 법적인 판매권한 확인업무도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단순히 내가 투잡을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 벌어진 일은 아니다.
특정 대형 오픈마켓 업체로부터, 3월과 4월에 판매된 건들에 대해 정산을 받지 못했으며 한달간 꾸준히 문의했음에도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다음주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소송을 준비할 예정이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해당 업체는 작은 규모로만 이용을 하고 있었으므로 해당 플랫폼에서 내가 판매하여 얻은 실질적인 수익(영업이익)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정당한 이유 없이 몇달간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또다른 이슈로는, 금액대가 약간 있는 유럽 상품에 대해 제품하자 문제와 배송지연 문제가 발생하였고, 브랜드에 문의하였음에도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하고.. 고객들은 띄엄띄엄 계속 문의를 하고 있어서 스트레스가 크다. 애초에 해당 브랜드와는 파트너쉽을 맺고 European consumer law에 따라 거래한다는 세부적인 내용이 담긴 official form을 제공받은 후 구매대행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문제가 발생하니 어차피 나는 일개 외국인일 뿐이고 외부 기관으로부터 도움 받기도 쉽지 않고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귀찮게 할 일도 없으니 무시를 하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제품결함 문제는, 오늘까지 브랜드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하면 고객이 직접 수리센터에 수리를 맡기고 내쪽에서 수리비용을 따로 지급해드리겠다고 고객에게 양해를 구한 상태이다. 고객이 몇번 사용을 하고 나서 결함이 발생한 경우라서 다행히 화를 내지는 않고 이해와 협조를 해 주셨다. 아직까지 크게 손해가 발생한 상황은 아니지만, 나는 내 상품에 대한 판매자로써 책임이 있고,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못했다는점과 상황이 어찌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그리고 구매대행업은 부업으로 하고 있기에 벌어들이는 금액에 비해서 갈수록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입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고 싫다. 판매를 그렇게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99%의 좋은 고객님들만 만나게 된 것이 참 운이 좋았던 것 같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통제욕이 강한 사람이다 - 통제불가한 변수가 주는 스트레스
구매대행업과 프리랜서 업무를 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새로 알게 된 점은, 나는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뒤늦게 곱씹어 보니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협업하기 버거웠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앞으로의 내 꿈을 추구할 때에 외국에 새롭게 정착해야 하고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내 통제영역 밖이라고 느낄 때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어 졌다. 감당 가능한 스트레스는 업무의 과중함이나 내 업무범위 이상의 책임감, 동시다발적 업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정도가 내가 감당 가능한 스트레스이며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내 일의 결과를 맡기는 것은 힘겹다. 재고/상품이미지/배송 어떠한 것도 내가 가지지 않고 중개만 하는 입장이기에 불안요소가 너무 많다.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건 내 예상 밖의 일들이라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일이 꼬이고 언제 해결될 지 모를 상황, 법적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또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때도 너무 여러가지 수입원에 대해 세금신고하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기회가 된다면 재고와 바잉파워를 가지고 책임감있게 판매활동을 하는 회사에 소속되어 월급을 받으며 일하고 싶다.. 돈의 많고 적음보다도 관리영역이 복잡성을 띄고 하나의 거대한 업무로 다가오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
이런 특정 문제상황 외에도, 구매대행업 업무 특성 상 주문건과 정산건들에 대한 자료수집과 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하는데, 해외구매라던지 업무영역을 온라인 달력에 스케줄링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껴졌다. 예를 들어, A라는 상품을 최근에 산 사람이 3명인데 이 상품은 한번에 모아서 주문을 넣는 상품이라 내가 어디까지 주문을 넣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고 브랜드에서 order confirmation을 제대로 보내주지 않아 확인하기도 까다로운 경우이다. 자칫 잘못하면 주문을 덜 넣거나 더 넣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장부정리를 한다고 해도 업무 스케줄링이 필요할 것 같다. 배송단계를 좀더 상세히 고객에게 안내하는 셀러라면 스케줄링은 필수일 것 같다. 그리고 네이버스토어팜 '배송지연안내' '발송처리' 같은 것도 기한내에 진행되어야 하므로 주문건에 따라 주문인/수취인의 이름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 해외구매대행업의 업무는 소싱 자체가 아니라 관리업무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구매하는 사람에게는 별 일 아닐 수 있어도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주문건에 대해 매번 관리를 해주어야 하니 업무수준의 양이 된다. 해외구매대행업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관리업무에 투입되어야 할 시간도 계산을 해서 마진이 남을 수 있도록 판매해야 한다. 너무나 저마진으로 판매하는 업체가 많은데 그런 경우 관리업무를 함께하는 직원이 있는 회사로 운영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구매대행업 1인창업을 한다면 반드시 남이 팔지 않는 상품을 등록해서 충분한 마진을 확보하라.